스틸데일리 윤용선 국장
▲ 스틸데일리 윤용선 국장
제강사와 건자회와의 3분기 철근가격 협상을 앞두고 있다. 제강사 측은 철스크랩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인상을 요청하고 있으며, 건자회 측은 철스크랩 가격 하락을 이유로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왜! 양 측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일까? 원인은 제강사의 철스크랩 구매가격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4~5월 두 달간 제강사는 공식적으로 톤당 1만원의 철스크랩 가격 인하를 실시했다. 2분기 철근가격 협상 이후 3월 인하까지 포함해도 톤당 1만 5,000원 인하했다.

과연 제강사의 철스크랩 구매가격이 인하 됐을까? 정답은 ‘아니오’ 이다.

현재 주요 제강사는 특별구매를 통해 철스크랩을 구매하고 있다. 제강사의 특별구매는 4월에도 있었고 5월에도 있었다. 특히, 지난 5월의 경우 일부 제강사는 월 중 내내 특별구매를 하고 월말 가격 인하를 실시했다. 이 경우 가격 인하를 실시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특별구매란? 일정 기간 동안 특정 등급의 철스크랩 구매가격을 인상해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강사는 철스크랩 구매가격 인상이란 표현을 제일 싫어한다. 제강사 구매가격이 상승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시중 철스크랩 물동량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이에 제강사는 오래 전부터 가격 인상대신 특별구매라는 단어를 사용해 왔다. 또한 특별구매를 실시할 경우 외부에 구매가격이 노출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시중에 가격 인상을 알리지 않고 구좌업체들의 야드 물량에 대해 가격 인상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철근 메이커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공급과잉에 따른 판매경쟁 때문이다. 그러나 철강 제품 중 공급과잉 시장에 자율적 감산을 통한 공생의 길을 걷고 있는 대표 품목이 철근이다. 이점에서 제강사의 수익 악화가 판매경쟁 이외에 다른 요인은 없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 제강사의 철스크랩 특별구매는 매우 유용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문제가 많은 전략이라는 생각이다. 그 이유는 철근 판매가격이 분기별로 결정되면서 음성적인 가격이 오히려 제강사의 수익 악화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동경제철은 철스크랩 구매가격에 변동이 있을 경우 수시로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월별로 철스크랩 가격의 인상과 인하를 취합해 월 1회 제품가격을 발표하고 있다. 수요가들에게 제품가격 인상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수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 국내 제강사는 철스크랩 구매가격을 철저히 숨긴다. 이에 제품가격을 조정할 경우 수요가들과 마찰이 불가피한 구조로 되어있다.

공급과잉은 바이어마켓을 의미한다. 수요가들과 마찰이 일어날 경우 셀러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제는 제품가격 조정이 수요가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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