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스틸데일리 정예찬 기자
▲ 사진: 스틸데일리 정예찬 기자
강관 시장은 내수, 수출 할 것 없이 모두 비상이다. 내수 시장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부진과 그칠 줄 모르는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악화로, 수출 시장은 유가 하락에서 기인하는 수요 부진과 AD로 인한 경쟁력 저하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외부 환경을 탓하기에 충분한 상황이지만 모두가 한 시장에 집중한 탓도 있다. 진입 장벽이 쉽다는 이유로 구조관(특히 각관)에 집중했으며, 수익성이 높다는 이유로 OCTG 판매에만 열을 올렸다. 결국 누구나 생산할 수 있는 범용재에만 손을 대왔던 것이다.

투자의 기본인 분산투자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업계는 “어느 누가 갑자기 이렇게 될 줄 알았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말 예상치 못했던 시장의 지각변동이다. 하지만 최근 흥행했던 한 영화의 대사처럼,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앞으로 전진하는 것은 한국 사람들의 장점이기도 하다.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신제품 개발이 최선이 아닐까 싶다. 철판을 말아서 이어 붙이는 것이 전부인 강관에 신제품 개발의 여지가 얼마나 있을까 싶으면서도 생각해보면 여러모로 개발의 여지가 참 많다. 최근 포스코가 밀고 있는 포스맥강관이나 UL700 등은 소재 개발의 좋은 예로 들 수 있다.

소재개발도 참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강관의 취약 부분인 용접 부분을 보완하는 기술이 앞으로의 용접강관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용접 부위를 개선하여 무계목강관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강관 업계가 가진 한계임과 동시에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최근 방문한 A사는 ERW강관에 용사를 두 번 한다고 소개했다. 쌍두용사는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A사는 두 용사기의 용접 소재를 달리하여 강도와 내식성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용접봉으로 철강재를 사용할지 아니면 비철 혹은 합금철일지는 영업 비밀이다.)

B사의 경우 대구경강관에 적합한 SAW 용접방식을 ERW에 적합한 중소구경강관에 접목시켰다. 이를 통해 소구경강관의 용접 성능을 한층 더 끌어올린 제품을 개발해낸 것이다. 아직은 시장성을 검토하는 단계지만 ERW강관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제품 개발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일이며 우리 삶에 영감과 자극을 불어넣는 일이다. 그 누가 핸드폰 속에 컴퓨터가 들어갈 것이라고 상상이나 해봤을까. 철강재가 스마트폰과 같이 삶의 방식을 바꾸기는 불가능하겠지만 새로운 디자인을 제공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는 있을 것이다.

앞으로 철강 업계에 신제품 개발 소식이 계속해서 들리길 바란다. 특히 강관 업계에 신제품이 가장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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